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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기엔 너무 늦지 않았을까] - 임계점을 넘는 삶

엘림=마르지않는샘 2019. 10. 27. 06:38

시작하기엔 너무 늦지 않았을까, 벨라 마키(지은이), 김고명(옮긴이)

  지은이는 어렸을 때부터 극도의 불안함과 공항증세를 보이면서 자기 자신을 한계짓고 폐쇄적으로 살아왔다. 결혼이 8개월만에 파경을 맞고 그런 증세가 더더욱 심해질 때쯤 그녀는 갑자기 달리기가 하고 싶어 달리기에 도전을 한다

 

  집 바깥을 나가기를 두려워하고 사람들 눈에 띄기를 싫어했던 그녀지만 점점 더 달리는 시간, 지역을 넓혀가기 시작했고 결국 번화가까지 달리고 걸었다. 그녀는 달릴 때 슬프지 않았고 우울하지도 않았다. 달리기가 그녀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준 것이다

 

  사람은 어떤 것에 즐거움, 환희를 느끼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그런 것들을 더 추구하게 된다

 

비극에서 한숨 돌리게 해주는 길을 발견하면 그것에 중독되기 쉽다. 약물과 술에 손대면 금방 의존증이 생기는 것처럼 운동도 그렇다…. 사람은 자칫 운동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 운동에 휘둘릴 수 있다 (p32-33)

 

  사실 필자도 이에 동의한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좋아하던 나는 땀흘려 운동을 끝낸 이후의 성취감, 그리고 샤워를 하고 집에 돌아갈 때의 개운함을 좋아한다. 몸이 점점 더 단단해짐을 느낄 때 더욱 더 열심히 해서 이성에게 매력을 어필하게 될 날을 꿈꾼다.

 

  그러다 보니 정작 건강을 위해서 하던 운동이 내 모든 스케쥴의 중심에 서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운동을 가야 하기 때문에 식사를 같이 하자는 직장 동료의 제안을 정중히 거절하거나, 꼭 가야 하는 결혼식이나 행사가 있으면 운동을 못 가는 것에 대해 신경 쓰인다.

 

  최근에는 빡독 10월 스피치를 하게 되면서 1주일동안 운동을 못 간 적도 있었다. 결국 무사히 마무리가 되어서 다행이다. 몸이 다시 물렁물렁해지고 배가 다시 나왔다는 게 좀 아쉽긴 하지만.

필자가 운동중독이라는 거 인정한다. 건강한 몸을 가지고 싶고 그와 동시에 이성에게 매력적으로 어필도 하고 싶다. 12조 아닌가

 

  그러나 운동은 일종의 수단일 뿐, 보디빌더가 되지 않을 것이라면 선을 정하고 적정 수준에서 조절해야 할 필요가 있다.

 

 

불안과 걱정의 차이 – ‘이유의 유무 -

  불안은 내 인생을 망가뜨린다. 면접을 앞두고 망치지 않을까 하는 것은 일반적인 걱정이다. 면접이 끝나면 걱정도 사라진다. 하지만 불안은 면접이 끝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면접관이 내 모습을 보고 나중에 자기들끼리 비웃지 않을까, 옆에 지원자가 왠 찌질한 놈 하나 왔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이러한 생각들은 점점 더 악화되고 나를 집어삼키려고 한다

걱정거리가 있을 때 심란한 것은 당연한 것인데 불안증이 있는 사람은 온종일 뚜렷한 이유도 없이 두렵다.

 

  걱정과 불안은 신체적 증상도 다르다. 걱정거리가 있으면 손에 땀이 나거나 소화가 안될 수도 있지만 상황이 지나가면 해결된다. 하지만 불안증은 정말 여러가지 증상을 유발한다.

 

  결론은 불안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이러한 증상이 있다면 즉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문제는 사람들 정서상 이런 문제를 남한테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누구나 정신적 문제를 가지고 있는데도 말이다

 

강박장애

공황장애

공포증(광장공포증, 폐소공포증)

사회불안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범불안장애

 

  책은 위의 증상들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데 문제는 나도 몇 가지의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저자는 우리 모두는 뇌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매일같이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복잡다단한 세상에 살면서 정상적인 정신을 가지고 산다면 오히려 신기할 것이다.

 

  어쨌든 문제가 감지된다면 바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가만히 두면 심각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치료방법은 걱정되는 것에 대해서 적고 그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분석해 보라는 것이다. 이것은 흔히들 얘기하는 셀프 토크(SELF TALK)’ 기법이 아닐까 싶다.

모든 걱정은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실제로 아무것도 아닌 경우가 많다

 

걱정의 40%는 절대 현실로 일어나지 않는다
걱정의 30%는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것이다
걱정의 22%는 사소한 고민이다
걱정의 4%만 우리 힘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는 일에 대한 것이다
어니 젤린스키 ‘모르고 사는 즐거움’

 

  수 많은 걱정거리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객관적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여유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근심걱정은 완벽하게 사라지지 않는다. 하나가 해결되면 계속해서 다른 것이 튀어나올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관리하느냐이다.

나의 내적 전쟁은 항상 백전백승이어야 한다. 1패라고 하면 모든 게 무너진다.

 

운동이 중요한 청소년기에 입시전쟁에 내몰린 그들

  성인기 정신 질환의 50%15세 이전에, 75%18세 이전에 시작된다. 청소년의 정신질환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물론 저자가 영국 사람이기 때문에 영국 통계를 인용했지만 2017년 영국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13세 이상 여자 청소년 3명 중 1명이 불안증이나 우울증을 겪고 있는데 이는 10년 전보다 10% 오른 수치다)

어쨌든 청소년기에 질풍노도의 시기도 겪고 별의별 이상한 생각도 들고 감정이 휘몰아치는 시기인 건 맞다. 이 때 운동이 중요하다

 

  하지만 실체는 어떤가, 저자가 살고 있는 영국도 청소년의 운동량은 바닥수준이다. 한국도 청소년시기의 운동의 중요성은 수능공부에 의해 홀대당하고 있다.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헤집고 다닐 그 시기에 운동을 통해 해소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하루 종일 학교에 앉아있는다 하더라도 결코 그 만큼의 공부를 하지 못할 터이다.

 

사람의 몸은 그것이 필요할 때 뇌에서 그것을 하라고 시킨다고 하던가, 저자도 그렇고 운동을 시도하긴 했다. 헬스장에 등록하여 운동하러 갔지만 여성으로써 여러가지 성적 수치심이나 무시를 당했다. 그래서 그 뒤로 얼씬도 안했다고.

어렸을 때 운동선수를 하거나 아니면 운동을 꾸준히 한 사람은 나중에 뭘 하더라도 누구한테 뒤지지 않는다. 이미 몸이 건강하기 때문에 그 외에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체력과 집중력이 되기 때문이다.

 

나는 후에 자식을 낳게 되면 운동부터 시킬 예정이다. 나중에 커서 하고싶은 일을 하게끔 기반을 닦아줄 예정이다. 뭘 해도 해낼 수 있게끔

 

달리기를 통해 임계점을 넘다

  저자는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달리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달리는 범위도 넓어졌다.

나는 달리기를 통해 겁내지 않는 법을 배웠다 P183
자신감 덕분에 내 몸에 대한 믿음도 생겼다 P184
단순히 마음이 단단해진 게 아니라 삶의 태도가 바뀐 기분이었다 P189

  자신의 임계점을 나날이 돌파해 나간 것이다. 임계점을 돌파하면 자신감이 생긴다. 그리고 그 자신감을 삶의 태도를 변화시킨다. 그래서 저자가 자신의 정신질환을 상당부분이겨내고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 그녀는 적어도 집순이는 아니다.

 

  하지만 달리기가 만병통치약은 아닐 것이다. 저자도 인정한다. 중증 이상의 불안증세를 가진 사람이나 몸을 가눌 수 없는 사람에게 달리기를 권하면 안된다. 저자도 지금도 불안증세가 덮쳐올 때가 있다고 한다. 전과 다른 점은 그녀는 이제 이것들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

 

마무리: 자신에게 도전하라

  인생을 사는 데 있어서 임계점을 넘는 경험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서평을 쓰는 필자 역시 임계점을 여러 번 넘어봤다. 12kg를 감량에 성공했던 경험부터, 발표고자에서부터 스피치 강사, 통번역사 도전 등등..

 

  따라서 지금은 삶에 무기력감은 찾아올 지언정 모든 것을 포기할 마음은 전혀 없다. 왜냐하면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근자감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하루 종일 책을 읽는 모임인 빡독(빡세게 독서하자)에 참여하는 등 여러 임계점 돌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는 원래 책 읽기를 싫어했다. 사실 지금도 그닥 좋아하진 않는다. 하지만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필요성을 절감했기에 읽는다. 싫어하는 것도 필요에 따라서 강제로라도 해야 한다.

 

  앞으로 해야 할 도전이 많다. 영어도 해야 하고 기타 현대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기술들도 익혀야 한다. 서평을 마무리하고 해야 할 일을 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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